읽고 펑펑 울었습니다... 진정한 리더십을 깨닫게 해준 글

2024-09-23



아주 오래전, ‘톰슨’이라는 어느 초등학교 교사에게 있었던 일이다. 새로운 학기가 시작되던 날. 이제 막 5학년이 된 아이들 앞에 선 그녀는 학생들을 바라보며 다른 선생님들과 마찬가지로 거짓말을 했다.

“나는 여러분 모두를 똑같이 사랑할 거예요.”

하지만 그 말은 사실이 될 수 없었다. 왜냐하면 그녀의 바로 앞, 가장 첫 줄에는 의자에 삐딱하게 걸터앉은 ‘테디 스타더드’(Teddy Stoddard)라는 아이가 있었기 때문이다.

톰슨은 테디를 쭉 지켜보며 그 아이가 다른 친구들과 잘 어울리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테디는 늘 지저분한 옷을 입었고 잘 씻지도 않아 불쾌감을 주는 그런 아이였다.

테디의 그런 모습이 마음에 들지 않던 톰슨. 어느새 그녀는 테디의 시험지에 굵은 빨간색 펜으로 X 표시를 하고, 커다랗게 F 학점을 써넣으며 모종의 쾌감마저 느끼게 되었다.

톰슨 선생님이 근무하던 학교는 담임 교사가 학생들의 과거 생활기록부를 살펴보게 되어있었다. 톰슨은 마음에 들지 않던 테디의 학생부를 가장 마지막 순서로 두었다.

다른 학생들의 기록을 모두 살펴본 뒤 마침내 테디의 학생부를 보게 된 톰슨 선생님. 그녀는 테디의 기록을 보며 적잖이 놀라게 된다. 왜 그랬을까?

테디의 1학년 때 담임선생님은 그를 이렇게 평가했다.

“테디는 아주 밝고 잘 웃는 아이입니다. 자신에게 주어진 일을 깔끔하게 잘 해내고 매너도 좋습니다. 곁에 있으면 기분이 좋아지는 아이예요.”

2학년 때의 담임선생님은 이렇게 썼다.

“테디는 훌륭한 학생이고 반 친구들에게 인기도 많습니다. 하지만 엄마가 불치병에 걸려 무척 힘들어합니다. 집에서의 생활도 아주 어려울 것입니다.”

3학년 때의 선생님은 이렇게 기록했다.

“어머니의 죽음이 테디를 아주 힘들게 했습니다. 테디는 최선을 다해 극복하려 하지만 아버지는 그런 노력에 별로 신경을 쓰지 않습니다. 적절한 조처를 취하지 않으면 가정생활이 테디에게 영향을 미치게 될 것입니다.”

4학년 때의 담임선생님은 이렇게 적었다.

“테디는 내성적이고 학교생활에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습니다. 친구들도 별로 없고 가끔은 수업 시간에 잠을 자기도 합니다.

톰슨 선생님은 그제서야 자신이 테디에 대해 품었던 생각이 얼마나 부끄러운 일인지 깨달았다.

생활기록부를 보고 얼마 지나지 않아 크리스마스 선물 전달식이 있었다. 학생들은 저마다 집에서 예쁘게 포장한 선물을 선생님에게 건넸다. 톰슨은 학생들이 그녀에게 예쁜 리본으로 포장된 선물을 줄 때 더욱 가슴이 아팠다. 테디는 그런 선물을 준비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테디가 준비한 선물은 슈퍼에서 받은 갈색 봉투로 서툴게 포장되어 있었다. 그녀는 다른 학생들이 가져온 화려한 선물 사이에서 테디의 선물을 꺼내며 마음 한구석이 아려왔다. 선생님이 테디의 선물을 뜯자 몇몇 아이들은 그 안에 든 물건을 보며 킥킥 웃음을 터뜨렸다.

알이 몇 개 빠져있는 모조 다이아몬드 팔찌와 1/4 정도 남은 향수… 톰슨은 아이들의 웃음을 누르며 팔찌를 팔에 두르고 팔목에 향수를 뿌렸다.

그날 방과 후, 테디는 다른 아이들이 모두 집에 돌아갈 때까지 교실에 남아있었다. 친구들이 모두 떠나자 테디는 톰슨 선생님에게 쭈뼛쭈뼛 다가와 이렇게 속삭였다.

“선생님. 오늘 선생님께 우리 엄마한테 나던 냄새가 나요.”

테디가 집으로 돌아간 뒤, 톰슨은 교실에 혼자 남아 한 시간가량을 울었다. 바로 그날, 그녀는 읽기와 쓰기, 산수 등 단순히 지식만을 가르치는 것을 그만두었다. 대신 아이들을 진정한 의미에서 ‘가르치기' 시작했다.

톰슨은 테디와 함께하며 더욱더 깊은 관심을 쏟기 시작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테디의 마음에 생기가 도는 것 같았다. 톰슨이 테디를 격려하면 할수록, 테디도 더욱 그 관심에 부응했다. 학기가 모두 끝나갈 무렵, 테디는 반에서 가장 우수한 학생이 되었다.

그로부터 1년 뒤, 톰슨은 교실 문 아래에서 테디로부터 온 쪽지를 발견했다. 그 쪽지에는 이렇게 쓰여있었다.

“선생님은 제 인생 최고의 선생님이에요.”

또 6년이 흘렀고 놀랍게도 다시 테디로부터 쪽지가 도착했다. 테디는 자신이 고등학교를 반에서 3등의 성적으로 마쳤으며 톰슨 선생님이 여전히 지금껏 살아오며 만났던 최고의 선생님이라고 했다.

4년이 지나고 또 편지가 도착했다.

편지에서 테디는 가끔 어려운 시기가 있기는 했지만 학교생활을 충실히 해나갔으며 대학교에서 최우수 학생으로 졸업했다고 했다. 덧붙여서 여전히 톰슨이 지금껏 살아오며 본인이 가장 좋아하는, 최고의 선생님이라고 강조했다.

4년이 더 흘렀고 여전히 편지가 도착했다.

편지에는 그가 학사과정을 마친 뒤 공부를 조금 더 하기로 했다는 내용이 적혀있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로 톰슨이 자기 생에서 가장 좋았던, 최고의 선생님이라고 했다. 이번 편지의 끝인사에는 ‘의학박사 시어도어 F. 스타더드’라고 적혀있었다.

이야기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봄에 마지막 한 통의 편지가 도착했는데 이 편지에서 테디는 한 여성을 만났으며 그녀와 결혼을 하려고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아버지가 몇 해 전에 돌아가셨는데 부모님을 대신하여 자신의 결혼식에 참석해 신랑의 어머니 자리에 앉아줄 수 있냐고 물어보았다. 톰슨은 당연히 그 부탁을 들어주었다.

결혼식에 참석하는 날, 톰슨은 오래전 크리스마스 때 테디로부터 선물 받은 알이 몇 개 빠진 모조 다이아몬드 팔찌를 찼다. 테디의 어머니가 뿌리던 향수와 같은 향수를 뿌리는 것도 잊지 않았다.

결혼식이 끝나고, 톰슨과 테디는 서로를 부둥켜안았다. 스타더드 박사는 톰슨 선생님의 귀에 속삭였다.

“제가 중요한 존재라는 사실을 느끼게 해주셔서, 그리고 제가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음을 보여주셔서 감사해요.”

톰슨은 눈에 눈물을 글썽이며 이렇게 테디의 귀에 속삭였다.

“테디야. 그건 사실이 아니야. 너야말로 내게 변화를 일으킬 수 있음을 알려준 사람이란다. 너를 만나기 전까지 나는 진정으로 누군가를 가르치는 방법을 몰랐어.”

사람을 변화시키는 진정한 리더십은 다름아닌 '이해'로부터 시작된다.


©박성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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